가죽을 분류하는 기준은 보편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원피를 이용해 구분하는 방법, 태닝 방법에 따른 구분, 염색 방법에 의한 구분에 따른 구분이 그것이다. 이는 가죽의 방부 처리 과정에서 결정된다. 결국 가죽의 종류는 어떤 동물의 가죽인지를 의미한다기 보다, '어떤 방법으로 가공되었는가'를 뜻한다. 같은 동물에서 나온 가죽이라고 할지라도 가공 방법에 따라 그 특성은 완전히 달라진다.
1. 원피에 따른 구분
원피(Raw Skin)는 살점 위의 표층을 의미하며, 동물 피부를 벗겨 놓은 그대로의 상태를 말한다. 원피를 가죽으로 가공하기 전, 상태를 확인해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원피는 할피(Splitting) 과정에서 두 개 층으로 분리된다. 원피 중 윗부분인 은면(Skin layer, 피부층), 그 아래쪽인 배면(Fiver layer, 섬유층)으로 나뉜다.
은면은 외피, 탑 그레인(Top grain)이라고도 하며, 가죽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아래쪽인 배면, 섬유층 위에 폴리우레탄을 씌워 인조 가죽으로 가공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섬유층을 가지고 가공한 가죽을 스플릿(Split) 또는 독고 가죽이라고 부른다. 다만 스플릿 스웨이드인 경우는 인공 피부층(폴리 우레탄 등)을 씌우지 않고 양쪽을 모두 기모 처리해 만든다.
2. 태닝 방법에 따른 구분
태닝은 원피를 유기물에서 무기물로 바꾸는 과정을 말한다. 이때 사용되는 화학 제품에 따라 가죽 특성이 달라지게 된다.
1) 베지터블 태닝(Vegetable Tanning)
식물성 태닝,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해 태닝하는 것을 말한다. 식물성 태닝을 거친 가죽을 베지터블 가죽(Vegetable tanned leather)라고 하며, 푹신한 촉감보다는 탄성이 강하고 단단한 질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방법의 가죽 가공법으로, 원피를 가죽으로 전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유서 깊은 가죽 태너리들은 고유한 추출물 레시피가 있고, 그에 따라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 낸다. 사용하면 할수록 광택이 올라오고 색감이 짙어져 빈티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염과 물에 취약하다.
2) 크롬 태닝(Chrome Tanning)
크롬염(Chrome salt)를 사용한 태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태닝 방법이며, 이 방법으로 태닝된 가죽을 크롬 가죽(Chrome tanned leather)라고 하며, 유연하고 푹신한 질감을 가진다. 가죽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태닝 방법으로, 태닝에 소요되는 시간이 베지터블 태닝에 비해 매우 짧다. 물과 오염에 강하고 변색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벼운 장점이 있지만, 한 번 오염이 되면 잘 닦이지 않는다. 또한 베지터블 가죽에 비해 에이징 효과가 적어서 오래 사용한다고 해서 빈티지한 멋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3) 콤비네이션 태닝(Combination tanning)
이렇듯 태닝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지만, 실제 공정에서 각 태너리가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에 따라 가죽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다. 베지터블 가죽이라고 할지라도 촉감이 달라지고, 같은 크롬 가죽이라 해도 단단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또한 콤비네이션 태닝(Combination tanning)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가죽은 일반적으로 두 번의 태닝 과정을 거치므로 각 과정에서 다른 태닝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완전한 식물성 태닝의 경우 물로 인한 얼룩이 생기기 쉬워 대부분 콤비네이션 태닝을 활용하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베지터블 가죽을 더 고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크롬이라는 중금속 화학제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식물성 태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베지터블 가죽이 크롬 가죽보다 무조건 좋은 가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베지터블 가죽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아 더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어 가격이 높은 제품에 주로 이용된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가죽의 특성과 질감을 고려해 용도와 원하는 디자인에 맞게 가죽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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