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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niture_/가구, 시대의 아이콘

소파의 무한한 가능성, 캄파냐 형제 - edra(2)

by 잔망23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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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드라, 그리고 마시모 모로치

 

에드라(edra)는 1987년 발레리오 마체이(Valerio Mazzei)와 모니카 마체이(Monica Mazzei) 남매가 설립한 이탈리아 가구 메이커이다. 설립 때부터 아트 디렉터 마시모 모로치(Massimo Morozzi)와 함께 했다. 건축가인 마시모 모로찌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거목이다. 

안드레아 브란치(Andrea Branzi), 파올로 데가넬로(Paolo Deganello) 등과 함께 아키줌 그룹(Archizoom associati)의 창립 멤버인 모로치는 1960년대 이탈리아 아방가르드 디자인의 선구자였다. 아키줌 그룹은 1960년대 안티 디자인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아키그램, 슈퍼 스튜디오 등 '급진적 건축' 그룹들과 함께 당시의 기능주의적이고 상업화된 디자인에 반대하고, 정체되어 가는 모더니즘에 반기를 든 전위적인 건축 및 디자인을 이끌었다.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가진 모로치의 영향 덕분일까. 에드라는 브랜드 자체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각 디자이너의 개성을 존중한다. 개방적이고 전위적으로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를 오가는 재료를 선택하며 상상력과 장인 정신을 동원해 상상 속의 가구들을 실현해냈다. 

모로치는 또한 탁월한 안목으로 신인 디자이너를 발굴, 세계적으로 커리어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문을 터준 디자인계의 큰 인물이기도 하다. 이제는 가구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된 필립 스탁(Philipe Starck)과 캄파냐(Campana) 형제를 발굴한 사람이 모로치다. 캄파냐 형제는 모로치가 연락하기 전, 자신들의 이름을 건 스튜디오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이해받지 못하던 '베르멜랴(Vermelha)'의자를 마시모 모로치는 알아봤고, 에드라에서 신소재를 결합해 출시했다. 이후 베르멜랴 의자는 뉴욕 현대미술관의 영구 소장품이 되었고, 캄파냐 형제의 이름도 빛나기 시작했다. 

 

2. 페르난도와 움베르토 캄파냐 형제 

페르난도 캄파냐(Fernando Campana)와 움베르토 캄파냐(Humberto Campana) 형재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듀오이다. 1984년 상파울로의 차고를 개조한 공동 스튜디오 Estudio Campana를 설립하고 상상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재료를 넘어서 재활용품 등 다양한 소재를 자유롭게 사용해 창의적이고 강렬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1998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독일의 조명디자이너인 Ingo Maurer와 함께 Projects 66 전시를 개최했고,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도 회고전을 연 바 있다. 베르멜랴(Vermelha) 의자는 스틸 프레임에 아크릴 코어 로프를 꼬아 만든 의자이다. 기존의 의자에서 신체가 닿는 부분에 좌판과 등판, '면'을 사용했던 것에서 벗어나 '선'으로 면을 만들어낸 새로운 시각의 의자다.  PVC 관 900개를 묶어 등판을 만든 제넷(Jenette) 의자, 종류와 크기가 다른 가죽을 패치워크해 해진 옷을 걸쳐둔 것 같은 레더 웍스(leatherworks) 암체어 등 캄파냐 형제는 가구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를 수공예적으로 풀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다. 

 

1) Boa (보아 소파, 2002)

Boa (2002), 출처: edra 홈페이지

 

처음 봤을 때 이게 뭐야? 하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어쩌면 캄파냐 형제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진짜 뱀이 웅크리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우리의 반응도 같을 테니까 말이다. 보아 뱀 같은 120m 길이의 폴리우레탄 튜브로 만들어진 보아 소파는 프레임이 없다. 모헤어(Mohair) 벨벳 소재로 구름같은 촉감의 쿠션은 한층 더 아늑한 느낌을 준다. 부드러운 쿠션 사이로 둥지에 자리를 잡는 것처럼 자신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파고들어 사용하면 된다. 벨벳 소재의 광택은 한층 더 정글 속의 매끄러운 보아 뱀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존의 웅장함과 자연의 관능미까지 느낄 수 있는 걸작이다. 

 

2) Cipria (치프리아 소파, 2012)

 

Cipria (2012), 출처: edra 홈페이지

 

동글동글한 귀여운 방석을 이어붙인 퍼(Fur) 소재의 소파로, 친환경 퍼를 사용해 만들었다. 긴 금속 프레임에 다양한 사이즈의 쿠션을 고정했다. 에드라가 자랑하는 젤리 폼(Gellyfoam) 소재로 푹신한 착석감을 자랑한다. 치프리아 소파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소파의 시트가 라운드 쿠션으로 이루어진 제품은 드물었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시멜로우 같은 흰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귀여운 모양을 퍼 소재와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표현해 소파 자체가 마치 미술품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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