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urniture_/가구, 시대의 아이콘

가장 이상적인 소파, 프란체스코 빈파레 - edra (1)

by 잔망23 2022. 9. 21.
반응형

프란체스코 빈파레(Francesco Binfare)는 이탈리아 출생의 디자이너로, 예술과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로 유명하다. 1960년 카시나(Cassina)의 디자이너로 합류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1969년부터 1976년까지 카시나 연구 센터의 수장으로 일하며 모던 디자인의 고전이 된 가구들을 제작했다. 다양한 주요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밀라노 도무스 아카데미와 런던의 로열 아트 컬리지 등 예술 교육 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에드라를 이끌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시모 모로치(Massimo Morozzi)가 빈파레에게 디자인을 맡기면서 1992년 빈파레와 에드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에드라에 합류하면서 L'Homme at la Femme(1993), Tangeri(1994), Angles(1996), On the Rocks(2004), Essential(2016) 등 기존의 선입견을 넘어서는 소파들을 디자인했다. 해변가의 바위 위에 앉아 몇 시간이고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떠올렸다는 On the Rocks 는 국내에서는 아이돌 카이의 소파로도 유명세를 탔다. 유아인 소파로 유명한 빙하 위에 누워있는 북극곰을 떠올리게 하는 Pack 소파도 빈파레의 작품이다.

그는 인체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빈파레의 주제 의식은 소파에도 잘 드러나 있다. 많은 걸작을 디자인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를 소개한다. 

 

1. Flap Sofa (플랩 소파, 2000)

 

Flap (2000), 출처: edra 홈페이지

 

2000년 프란체스코 빈파레가 디자인한 소파이다. 유선형을 이루는 소파는 시트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 나뉜 각각의 시트를 6단계로 각도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각도에 따라, 앉은 자세에 따라 시트는 좌석으로, 등받이로도, 팔걸이로도, 발 받침대로도 사용될 수 있다. 기존의 소파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되었던 등받이와 팔걸이, 좌방석, 헤드의 경계를 없앤 것이다. 접고 펴는 방식에 따라 룩킹도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작품이다.  '착석'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 뉴욕 현대 미술관(MoMA)에도 영구 소장됐다.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데이베드로, 작업공간으로, 전통적인 의미의 소파로, 사교적인 공간으로 변신한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자유로운 움직임을 소파로 실현한 것이다. 에드라 20주년을 기념해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을 입힌 패브릭을 사용한 다이아몬드 컬랙션은 가구를 넘어 예술적인 오브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 Standard Sofa (스탠더드 소파, 2013) 

 

Standard (2013), 출처: edra 홈페이지

 

프란체스코 빈파레가 구름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알려진 소파다. 스마트 쿠션을 적용해 등받이와 팔걸이를 가볍게 눌러 마음대로 성형해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각도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정말로 '스마트'한 놀라운 쿠션으로 어떤 자세로든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소파가 완성되었다. 플랩 소파나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헤드레스트 기능의 소파는 정해진 단계별로 각도가 조작되는 것과는 달리, 스탠더드 소파는 각도와 모양에 상관없이 원하는 대로 다양하게 성형할 수 있다. 팔각형으로 각진 시트, 일반형, 코너형 등의 좌방석의 모양도 선택해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스탠더드 소파는 앉는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편안함을 선사한다. 

 

 

빈파레의 소파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은 누가 이 디자인을 실현했을까이다. 빈파레의 놀라운 디자인을 실제로 만들어낸 더 놀라운 기술적 창의력과 장인정신이 감탄스럽다. 대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소파들을 만들어낸 가구 메이커, 에드라(edra)는 어떤 브랜드일까.

 

이탈리아 가구 메이커인 에드라는 1987년에 설립된 비교적 젊은 기업이다. 에드라라는 이름은 '철학적 토론의 장'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됐다고 하는데, 에드라의 제품들을 보고 있으면 이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에드라는 다재다능한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며 파격적인 디자인 가구들을 선보여 왔다. 기존의 '가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선입견에 대한 도전을 끊이지 않는 에드라의 제품들은 작품에 가깝다. 기존의 재료와 새로운 소재들을 넘나들면서 상상만 했던 디자인을 실현한다. 소파, 가구의 본질과 기능을 잃지 않으면서도 파격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에드라의 제품은 가구와 디자인, 예술과 상업성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