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같은 외모로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디자이너계의 풍운아,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네덜란드 출신으로 1996년 발표한 매듭 체어(Knotted Chair)로 두각을 드러냈다. 2000년부터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Marcel Wanders Studio)를 열어 건축과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01년 마케터인 카스퍼 비세르(Casper Vissers)와 함께 Moooi(모오이)를 설립했다. 루이 뷔통, 플로스, 알레시 등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브랜드와 일하며, Rotterdam Desing Prize, Kho Liang le Prize 등 여러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마르셀 반더스에게는 '디자인계의 레이디 가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관습을 따르지 않는 창의성과 활력이 넘치는 그의 디자인을 찬양하며 뉴욕 타임즈가 붙여준 별명이다. 기술을 독창적으로 활용하는 실험적인 그의 상상력은 창의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1997년 출시한 스펀지 화병(Sponge Vase)은 산호초 같은 모양이다. 이런 모양을 어떻게 만들지 싶지만 원리는 간단하다. 스펀지에 흙을 가득 흡수시키고, 스펀지는 불에 태워버린 뒤 남은 흙을 구워 만들어낸다. 매듭 의자가 그렇듯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원리를 적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반더스의 능력은 놀랍다.
소재 활용의 참신함에 더해 그의 디자인은 고전전인 화려함과 우아함을 보여준다. 반더스가 공동 설립자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모오이는 감성은 독창적이다. 'mooi'는 네덜란드어로 '아름답다'라는 의미인데, 여기에 강조의 의미로 'o'를 하나 추가해 더 특별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Moooi'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모오이의 제품들은 화려하고 초현실적이나, 형태 자체만 놓고 본다면 심플하다. 우아한 디자인에 과감한 패턴과 파격적인 소재를 선택하고, 그 안에 스토리를 입혀내는 모오이의 컬렉션은 과연 특별하다.
1. 매듭 체어 (Knotted Chair, 1996)
네덜란드 디자인을 알리기 위해 열린 드록(Droog) 디자인 전시회에서 발표되었다. 전시회는 성공적이었고, 마르셀 반더스의 매듭 의자는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얼기설기 노끈을 엮어 놓은 듯한 모양으로 사람이 과연 앉을 수나 있을까 싶은 매듭 의자는 카펠리니(Cappellini)에서 제작했다. 매듭 의자의 혁신성은 여기에 있다. 한 손으로도 거뜬히 들 수 있는, 실제 의자가 아닌 수공예품 같은 모양이지만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다. 노끈에 열경화성 에폭시 수지를 흡수시켜 굳혀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합성수지를 흡수해도 노끈의 무게는 크게 변화하지 않지만 강도는 매우 단단해진다는 점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하이테크와 로우테크의 결합으로 만들어낸 참신함은 마르셀 반더스의 이름은 모두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2. 부티크 소파 (Boutique Sofa, 2005)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부티크 소파는 모오이의 제품치고는 그다지 특별할 게 없어 보인다. 부티크 소파는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도입한 1세대 소파이다. 부티크 소파라는 이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옷을 직접 입어보고, 만져보고 고르는 부티크처럼 소파에 입힐 커버를 직접 선택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기본적인 디자인이지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업홀스터리는 모오이 홈페이지에서만 730가지가 넘는다. 다리도 5가지 중에 골라 적용할 수 있다. 전체 커버링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다른 종류의 커버를 사서 바꿔 씌워 새로운 가구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또 본체는 미리 만들어두고 고객이 선택한 커버만 제작해서 발송하면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구입 후 2~3일 안에 유럽 내 배송이 가능하다. 기존 브랜드 가구에서 재고가 없을 경우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유통구조까지 개선한 것이다. 마르셀 반더스의 비즈니스 감각까지 엿보이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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