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대표 브랜드, F.H.의 디자이너들 - 프리츠 한센(1) 일본에서 가구 회사를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가구에 대해 일자무식일 때였다. 회사에서 납품하는 어느 가구 편집숍에 외근을 나갔다가 멋진 의자 하나를 발견했다. 유려한 곡선, 안락한 착석감, 직관적으로 예쁘면서도 고급스러워보이는 외관. 가격표를 보고 얌전히 일어났지만 언젠가 꼭 내 방에 두겠다는 결심을 했더랬다. 그 의자가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의 에그체어(Egg chair)였다. 스칸디나비아 가구, 북유럽 디자인에 대해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인 프리츠 한센은 1872년 시작되었다. 올해로 150주년을 맞은 긴 역사의 브랜드다. 캐비닛 제작자였던 프리츠 한센이 코펜하겐에서 연 공방이 그 시작이었다. 건축가이기도 했던 그의 아들 크리스티앙 한센이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동료 건축가들의.. 2023. 1. 10. 비비안 마이어, 어느 멋진 날의 포토그래퍼 " 라는 다큐멘터리 봤어?" 아니? 왜? 무슨 다큐멘터리인데? 친구의 뜬금없는 물음에 처음으로 알게 이름이었다. 비비안 마이어. 미스터리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친구가 대화의 끝에 덧붙였다. 지금 전시회하고 있대. 비비안 마이어는 뉴욕에서 활동한 사진 작가로, 프랑스와 미국을 오고 가며 유년기를 보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고 유모로 일했다는 것 외에 어디서 누구에게 사진을 배웠는지, 왜 찍은 사진들을 세상에 발표하지 않았는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다. 가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관심을 받게 된 마이어의 전시회가 성수에서 열렸다.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 전시회를 먼저 다녀왔다. 의문에 싸인 사진 작가의 사진을 맨 눈으로 보고 싶었다. 비비안 마이어에게 붙는 수식어는.. 2023. 1. 2. 뉴 클래식,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 - 에로 사리넨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임스부부 만큼 익숙하게 느껴질 이름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디자이너로 꼽히는 그의 감각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핀란드 태생인 사리넨은 유명한 건축가인 아버지 엘리엘 사리엔과 텍스타일 아티스트인 어머니 로자 사리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13살이 되던 1923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파리에서 조각을 공부하던 사리넨은 1932년 예일대에서 건축공부를 시작한다. 졸업 이후 아버지 엘리엘이 학장으로 있던 크랜브룩 아카데미(Cranbrook Academy)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크랜브룩 시절 그는 평생의 인연들을 만난다. 찰스 임스와의 인연이 시작된 곳이 바로 크랜브룩 아카데미였다. 1940년 사리넨과 임스는 MoMA.. 2022. 12. 31. 가구를 예술 작품으로, 론 아라드 현대 산업 디자인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디자이너, 론 아라드. 런던의 AAA(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저명한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함께 공부했다고 한다. 졸업 후 피터킨, 톰 딕슨과 함께 1981년 가구 스튜디오 원오프 OneOff를 차려 가구 디자인을 시작했다. 이후 발표한 로버체어(Rover Chair)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론 아라드는 어느날 고물 하차장에서 1960년 모델 로버 2000을 발견했는데, 이 폐차에서 가죽 의자 두 개를 뜯어내 관형 강철 프레임에 고정해 로버 체어를 만들었다. 마르셀 뒤샹의 '샘'과 같은 레디메이드 개념을 디자인에 응용한 것이다. 더불어 폐기물을 사용해 산.. 2022. 12. 14. 미드 센추리 모던을 좋아하신다구요? -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2) 2. 라 셰즈 (La chaise, 1948) 미국의 조각가인 가스통 라셰즈(Gaston Lachaise)의 조각작품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어 이름도 라 셰즈가 되었다. 임즈 부부가 1948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개최한 국제저비용가구디자인공모전에 출품한 2개의 작품 중에 하나였다. 라 셰즈는 제작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비싸 당선되지 못했으나, 아름다운 형태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파이버 글라스로 만들어진 넓은 좌판과 금속파이프로 만든 5개의 다리, 레커도장한 X자 목재로 이루어졌다. 당시의 기술로는 라 셰즈의 넓은 좌판을 한번에 성형할 수 없어 두개를 만들어 붙였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 자신들의 철학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임스 부부는 과감히 생산을 포기했다. 찰스 임스와 레이 .. 2022. 10. 12. 미드 센추리 모던을 좋아하신다구요? -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1) 미드 센추리 모던(Mid-century Modern).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단어다. 스칸디나비아의 북유럽 감성 열풍이 한 풀 꺾이고, 몇 년 전부터 미드 센추리 모던 인테리어가 열풍이다. 1945년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의 디자인 경향을 가르키는 미드 센추리 모던을 좋아한다면 잊어서는 안 될 디자이너가 있다. 현대 가구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디자이너를 꼽히는 이름, 미드센츄리 모던의 상징적인 존재. 바로 임스 부부이다. 찰스 임스(Charles Eames)와 레이 임스(Ray Eames)는 그전까지 유럽 중심으로 펼쳐졌던 디자인 중심지를 미국으로 옮기며 20세기 중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플라스틱 가구의 개척자로 알려진 찰스 임스가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것은 .. 2022. 10. 6. 특별한 아름다움, 마르셀 반더스와 Moooi 모델 같은 외모로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디자이너계의 풍운아,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네덜란드 출신으로 1996년 발표한 매듭 체어(Knotted Chair)로 두각을 드러냈다. 2000년부터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Marcel Wanders Studio)를 열어 건축과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01년 마케터인 카스퍼 비세르(Casper Vissers)와 함께 Moooi(모오이)를 설립했다. 루이 뷔통, 플로스, 알레시 등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브랜드와 일하며, Rotterdam Desing Prize, Kho Liang le Prize 등 여러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마르셀 반더스에게는 '디자인계의 레이디 가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관습을 따르지 않는 창의성과 활력.. 2022. 10. 3. 환상과 꿈의 나라에서 온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 베르너 판톤 (Verner Panton)을 검색하다 보면, 색채 전문 기업인 팬톤(PANTONE)과 관련된 정보와 혼용된 결과들이 나올 때가 있다. 올해의 컬러를 발표해 디자인, 인쇄, 섬유, 플라스틱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팬톤 컬러를 발표하는 회사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히 이름이 비슷해서만은 아니다. 베르너 판톤은 "색채는 형태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할 만큼 어떤 디자이너보다 색채를 중시했다. 다양한 소재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판톤만의 위트와 철학이 느껴진다. 건축학을 공부하고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의 사무실에서 일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55년 독립해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플러스리니에(Plus-I.. 2022. 10. 1. 소파의 무한한 가능성, 캄파냐 형제 - edra(2) 1. 에드라, 그리고 마시모 모로치 에드라(edra)는 1987년 발레리오 마체이(Valerio Mazzei)와 모니카 마체이(Monica Mazzei) 남매가 설립한 이탈리아 가구 메이커이다. 설립 때부터 아트 디렉터 마시모 모로치(Massimo Morozzi)와 함께 했다. 건축가인 마시모 모로찌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거목이다. 안드레아 브란치(Andrea Branzi), 파올로 데가넬로(Paolo Deganello) 등과 함께 아키줌 그룹(Archizoom associati)의 창립 멤버인 모로치는 1960년대 이탈리아 아방가르드 디자인의 선구자였다. 아키줌 그룹은 1960년대 안티 디자인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아키그램, 슈퍼 스튜디오 등 '급진적 건축' 그룹들과 함께 당시의 기능주의적이고 상.. 2022. 9. 23. 이전 1 2 3 4 다음